억울합니다. 저는 정말 코로나 안 걸리기 위해서 아무것도 안 했습니다. 쇼핑몰도 안 가고, 여기 사람들 다 여행 다닐 때 당연히 다 취소했습니다.
그런데 걸렸습니다.
잘 알려진 것과 같은 증상만 있는 건 아닌 것 같아서, 더 큰 피해를 막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 위해서 일기를 쓰기로 했습니다.
코로나 증상이라 알려졌지만 제게 없는 증상은 "열"입니다. 저는 제가 속한 학교에서(작은 교실에서) 확진자가 나와서 자가격리 중에 코로나가 발병했습니다. 자가격리 중에 계속 열을 측정했지만 눈에 띄는 열은 거의 없었습니다.
즉, 코로나는 체온만으로는 확신할 수 없다는 이야깁니다.
저는 오프라인으로 일기를 쓰고 있기 때문에 일기를 뒤적여 정확한 날짜와 증상을 공유하겠습니다.
코로나 확진 판정 D-3
콧물감기 기운이 있었습니다. 아주 살----짝. 소금물로 가글을 하고 잤는데,
코로나 확진 판정 D-2
아침부터 감기가 심해졌습니다. 그때부터 냄새가 안 난다 싶었고, 열이 없고 기침이 안 나지만 혹시나 합니다. 저는 때때로 Worry병이 있거든요. 코로나 검사를 위해 보건국(Gesundheitamt, 게준ㅌ하이ㅌ암트)에 아침 일찍 전화를 했습니다. 여자가...ㅋㅋㅋㅋ 자기는 8시(오전)에 퇴근을 해야 하고 1분 전이기 때문에 전화를 받을 수 없답니다. 담당 의사에게 전화해서 코로나 검사 신청을 하랍니다. 아 놔... 정말 웃겼습니다. 좌우간 내일 오전 9시에 검사를 하기로 합니다. 아... 개 떨려... 이때만 해도 이렇게 깔끔을 떠는 인간인 내가 진짜 코로나는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녁에는 냄새를 아예 못 맡았고, 맛도 느낄 수 없었습니다.
코로나 확진 판정 D-1
오전 9시에 검사를 했습니다. 검사는 목구멍과 콧구멍에 작은 면봉을 슥슥 하는 걸로 끝났습니다. 괴롭지도 아프지도 않았습니다.
즉시 집으로 귀가해서 폭풍 검색을 시작합니다.
"코로나 증상", "코로나 후각 상실" 등등 이죠.
그리고 자가 테스트를 시작합니다.
가진 향수 중 제일 독한 놈으로 선택해서 막 뿌려봅니다.
정말... 냄새가 하.나.도. 안 납니다.
아무 냄새도 맡을 수가 없습니다.
맛은요? 냉장고에 레몬 주스가 있습니다.
주스가 아니라 액즙이죠.
살짝 덜어서 맛을 보는데 맛이 안 납니다.
병째로 부어서 입안에 뿌립니다.
맛이... 안 납니다!
아... 저 진짜 즙 된 거 같습니다.
초등학교(국민학교) 때 과학시간에 하는, PTC테스트 기억나시나요? 특정 쓴 맛을 느낄 수 있는지 없는지 실험하는 겁니다. 그것도 써서 죽을 뻔했던 접니다. 갑자기 뿌듯...
코로나 확진 판정 D-day
감기는 더 나아진 것 같았고, 월요일에 학교 가려고 복습하고 있었습니다. 저의 담당 의사 선생님, 아놀드입니다.
"저기 Lee 맞아요? 어제 코로나 테스트했죠? 양성으로 나왔어요."
삐-------------------------------------------
[코로나 증상 정리]
+ 코감기 증상(약간의 콧물), 그런데 코는 막히지 않음
+ 심한 두통이 있음, 400미리 집에 있는 두통약 먹으니 괜찮아짐
+ 냄새를 못 맡음, 정말 하----나도 못 맡음.
+ 맛을 거의 못 느낌, 신맛X, 짠맛X, 쓴맛 나는 게 없어서 테스트 못해봄.
+ 단맛만 느껴짐(초콜릿 맛이 느껴지지 않고 달기만 함, 아마도 향을 못 맡기 때문인 것 같음)
+ 입맛이 별로 없지만 소화는 잘됨
- 열 하나도 없음
- 몸이 아프지 않음
독일에서는 코로나가 걸려도 아프지 않으면 그냥 집에서 격리하라고 하네요. 아파지면 병원으로 연락하면 되는 듯합니다. 아파지지 않기를 바라봅니다.
그나저나 뭘 먹거나 해야 코로나가 빨리 극복되는지 민간요법이 궁금해지네요. 또 검색하러 가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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